아이들이 에그박사라는 유튜브 채널에 꽂혀서 유튜브도 보고 책도 좀 읽다가 보니 곤충 채집이 하고 싶어졌다고 한다.
집에 있는 플라스틱 통에 온갖 곤충 혹은 벌레를 잡아서 관찰하겠다고 하다가, 쿠팡에서 곤충 채집통을 샀다.
샀다는 건 나중 일이고 오늘은 종일 그 작은 플라스틱 통으로 근처 마당 있는 카페에 가서 거미도 잡고 방아깨비도 잡고
쥐며느리도 잡고 다 잡으면서 한 세 시간 놀고 나서 애들이 노곤해져서 들어왔다.
우리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아파트 단지에서 놀 때에도 화단에서 친구들과 풀잎 찧어서 놀고, 흙 가지고 놀고 놀이터 모래사장에서 모래 파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카페를 찾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시간이 지나서 서울이 모두 개발되어 버리면, 이렇게 풀 있고 흙 있고 나무가 있는 곳을 카페 아닌 또 다른 곳에 가서 헤매어야 할까?
돈을 주고 과학원이나 식물원 동물원에 가서 표본으로만 봐야 한다면 조금쯤 슬퍼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에버랜드를 가면 나비 전시가 있다는데...
우리 애들은 나비 잡아서 가지고 놀겠다고 할까 봐 차마 데리고 가지는 못했다.
뭐 우짜든동, 우리 애들 자연에서 놀았다는 사실에 감사히 여기기로 한다.
세컨드하우스를 꼭 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드는데 신랑은 세컨드하우스 할 거면 대단히 부지런해야 하니 그건 하지 말자고 한다.
일견 맞는 말일 것 같아서 오늘도 마음을 잘 다독여 본다.
이제 책을 봐야 하려나 ㅎㅎㅎ
오늘은 글 쓰는 게 즐겁다.
뭔가 생각나는 대로 쓰고 싶어서 마무리하려다가 조금 더 끄적이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아침에 애들이 곤충채집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했을 때 동네 공원에 나가면 너무 덥고 짜증 날 것 같아서 파주에 있는 북카페 중 마당이 있는 곳에 가자고 해서 출발을 했다.
그런데 막상 그 아름답고 깨끗하고 조용한 북카페에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더니, 마당으로 나가는 메인 테라스 문을 오늘은 열 것 같지 않다고 하는 거다.
큰아이가 정말 크게 실망을 하고 다른 곳을 급히 물색하니 북한산 밑에 있는 어느 카페 하나가 잡혔다.
뭐 그 이후는 서두에 이야기한 대로이다.
막상 갔더니 책을 보거나 글을 쓰기엔 복잡하고 조금 소란스러운 곳이어서, 애들 좋아하는 음료와 빵을 사서 푸지게 먹여두고 애들은 마당에 풀어두고 신랑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우리 가족에 대한 이야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신랑과 했다. 대한민국이 의대 공화국으로 변질되는 것으로만 보여서 아이들을 공부시키는 목적이 오로지 의대에만 있지는 않고 싶고, 어중간하게 공부를 잘해서 그냥 직장인이 될 것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살게 하는 것보다 자기가 무얼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찾아서 나갈 수 있게 지원하는 게 우리 교육의 목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랑은 직장에 적응을 잘했지만 나는 그다지 매뉴얼이나 업무처리 지침에 매이는 걸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한동안 참 힘들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신랑 또한 직장에 적응은 했지만 너무 목표나 꿈 없이 인생을 이어온 것이 무언가 허탈함을 느낀다고 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분에 있어서, 예전 우리 부모님이 말씀하셨듯이 안정감과 유복한 생활을 생각하면 이게 맞지만... 그것도 일을 하면서 오는 기쁨을 생각했을 때에는 기왕 힘들 거라면 본인이 선택하고 일할 때 즐겁게 일해서 돈을 버는 게 맞지 않은가 하는 거다. 우리가 리스크를 회피해 줄 수 있다면, 아이들의 모험을 응원해 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주는 것도 좋겠다 싶다.
아 오늘 되게 중언부언하는데...
아무튼,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애들이 종종 뛰어들어와서 무얼 잡았는지 보여주고 우리는 놀라워해주고, 다시 시원한 음료수 마시고 뛰어나가서 곤충을 잡아보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것 같다.
집에 돌아오고 나니 이제 슬 비가 내린다.
주말 저녁이 저물어가는데....
그래도 이러고 나면 월요병이 좀 덜 오는 것 같기도 하다.
내일은 어떤 일이 펼쳐질까. 조금 더 즐거운 인생이 펼쳐지길 바란다.
내가 하는 일로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고, 나 스스로나 내 가족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 인생이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나 스스로도 일로써 혹은 책을 읽거나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로 조금씩 더 성장해서 조금이라도 더 큰 나무가 될 수 있다면,
그러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휴 그나저나 우리 애들 신비아파트 너무 좋아한다.... 티브이 켜둔 옆에서 글 쓰고 있는데 무서워죽겠네..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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