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된 한시간 반을 훌쩍 넘어 아들과 신랑이 피파를 하고있다.
너무너무너무 꼴도보기 싫은데 정말 열심히들 하고있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올한해는 1일 1포스팅, 사진보다 글로 기록을 남겨보기로 스스로 다짐한 부분이 있어서
올해 음력 1월 1일인 오늘을 시작으로 이게 죽이되든 밥이되든 글을 남겨보기로 한다.
도대체가 아이가 게임을 할 때도 사랑스런 눈으로 지켜봐줄 수 있는 부모가 누가 있나 싶은데 수많은 육아서들이 그러하듯 애를 혼내서 사이가 나빠지는 것 보다도 그저 남의 애거니 해서 지켜봐주는 부모가 좋다는 마음에 아 저아이는 내 새끼가 아니다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내 못난 마음들을 마지못해 구구절절 적어보자면......
난 게임이 정말 싫다. 대학때 오타쿠 동아리에 들어있었는데도 버텼는가 싶을 정도로, 게임이 재미도 없고 그냥 하는 사람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도파민 낭비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고 시간이 너무 아깝다. 그들을 기다리는 내가 아까워서다.
그런데 내 아이와 신랑은 게임을 좋아한다. 닌텐도도 좋아하고 오래된 플스 게임도 열심히 한다.
하면서도 조용히 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고 노래를 부른다.
정말이지 꼴도보기 싫다.
연휴 저녁 한끼 정도는 신랑보고 하라고 했더니 게임만 하고 앉아있다.
어디까지 버틸수 있을지 지금 가만히 앉아만 있다. 치킨을 시키든 밥을 하든 본인이 알아서 하겠거니 하는 마음이다.
올 한해는 1일 1 글짓기 이외에도 화내지 않기를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실천해보다보면 뭔가 방법이 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님 말고라는 생각도 물론 들기도 한다.
우리집은 한강뷰가 손바닥만하게 보이는 국평보다 작은 사이즈의 아파트다.
국평으로 옮겨가는 날을 학수고대하며 하루하루 일하고 있고 국평으로 가는 날 혹은 소원하던 청담동으로 들어가는 날 신랑과 몽지람(중국술)을 한병 사서 마시기로 다짐 또 다짐을 했다.
어제 시댁에 블리자드를 뚫고 다녀와서 오늘은 엄마와 조계사에서 절을 한 후 들어와서 낮잠을 두시간 때렸다.
두시간 때리는 동안 애들은 닌텐도를 틀어줬는데 이젠 피파를 하며 아빠까지 끌어들여 저녁밥이 늦어지는 중이다.
오늘 명절 당일인데 과연 우리는 저녁이란 걸 먹을수는 있을까.
작년까지는 참 힘들게 시간이 지나갔는데, 올한해는 정말 어떻게 지나갈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인지라 계획 세우기도 만만하지가 않다. 무엇을 해야 좋을지 한달째 고민했는데 역시나 고민만 하기에는 아쉬우니까 무어라도 하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유수처럼 지나가는데 이렇게 시간을 넋놓고 보내다가 보면 내 삶이 그저 흩어져 버리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이 계속 들고는 한다. 남들은 애 둘 낳고 직장생활 하면 된거지 라고들 말하는데...그게 아니어도 세상에 났으면 무어라도 남기고 가는게 내 역할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든다.
일전에 만들었던 유동성 시스템은...
이제 10여년이 지나가면서 노후화되었을텐데, 아이를 낳느라 시스템에 대한 오너쉽을 다른 이에게 주고 테스트를 맡기고 떠나오고 나니 그 아이는 마치 그저 입양보낸 아이인 듯한 마음이 들어 미련은 미련대로 남고 허탈함은 10년째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무언가를 남기고 갈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이어야 좋을까.
그저 내 글과 생각들을 책으로 남길 수 있다면 그게 내 가장 마지막 유산이 되려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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