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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침에 쓰는 글

by Meridith Lim 2024.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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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마음이 참 간사해서,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에는 하루에도 한번을 넘어 두번 세번씩 포스팅을 꾸역꾸역 했었는데, 딱 한달여 하고 나니 그게 점점 줄어들더니 이제는 일주일에 한번 포스팅하기도 쉽지가 않았던 것 같다. 그 와중에도 포스팅은 안하면서 들여다보면서 방문자는 몇 명인가를 훔쳐보곤 했었다.( 내 블로그인데 왜 훔쳐보는 기분이었던 건지는 알 수가 없다.)

신랑과 아이들이 부산 시댁에 방학이라고 내려가서 약 일주일간 올라오질 않는다. 그래서 며칠동안은 일종의 자유부인인 셈인데... 친구들은 이럴 때 일탈해야 한다며 입술에 수포가 터지게 친구를 볼 약속을 잡고 쇼핑을 다니고 영화를 보라고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는..예전의 내가 아닌 것처럼 이번 아이들 방학에는 차분하게 보내게 되었다.
어제는 성수동 핫플 문방구인 포인트 오브 뷰에 다녀왔다. 아니나 다를까 너무 핫해서 문방구인데 웨이팅 줄을 다 서있었다. 물론 오랫동안 웨이팅한것은 아니었지만, 문방구에 줄 서고 있다고 신랑에게 메시지를 보냈더니 신랑이 기가막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어가니 세상마상 핫플은 맞고 재미있는 문구류가 많은 것은 사실인데 예전에 교보문고 핫트랙스에서 정신없이 쳐다보던 그 느낌은 조금 줄어들어 있었다. 일단 2,3층은 고가 제품 위주였는데 생각보다는 얄궃은 제품이 많았고, 1층은 조금 저렴이들이 많았는데 펜텔과 밀란, 일본제품들, 그리고 왜인지 모르겠는데 스태들러 지우개 쓰던 것들을 포장해두고 팔고 있었다.(일단 난 형광펜들은 많이 필요가 없어서 독서용으로 필기감 좋은 펜텔의 노란색 싸인펜 하나만 샀다.)

그러고 나오는데 와인 콜렉티브라는 곳이 한갓지게 성수동 입구에 자리잡고 있어서 거길 가니 1층에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와인들을, 지하 1층에는 층 전체를 와인 셀러처럼 만들어 윗층보다는 조금 더 비싼 와인과 사케, 포트와인(아맞다 이걸 샀어야 했는데!!!), 위스키와 보드카까지 진열해서 팔고 있었다. 일단 평소에 다양하게 보기 어려운 와인들 천국이라 친구들에게 신나게 자랑하고는 1만9천원짜리 미누티(?)를 하나 사서 들고 세상 행복한 얼굴로 지하철을 탔다. 친구들이 그럼 그렇지 쇼핑을 해야 스트레스가 풀리는게 맞다며 톡에서는 얼른 들어가서 드라마 보면서 놀라고 했다.

와서 드라마를 보면서(정은지 최진혁 주연의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와인을 머그잔에 따라 놓고(와인은 즐겁게 사서 왔지만 생각해보니 우리집은 와인잔이나 오프너가 없다!!!스크류마갱였던게 천운이었던듯 ㅠㅠ) 너겟을 구워 안주삼아 홀짝댔더니, 딱 머그잔 한 잔에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
역시 낮술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하더니... 혼술에 더위에 찌들어 와서 간식삼아 먹은 술이 13도짜리 와인이라 혼자 드라마켜두고 또 기절했다가 세시간만에 일어나니 해가 넘어가있었다. 눈을 떠서 씻으려 움직이는데도, 어지러웠던 것을 보면... 아 혼자사는 사람들이 이래서 혼자 죽을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정신이 퍼뜩 돌아왔다. 이제 술 고만 마셔야지...역시 술이란건 이러라고 있는게 아닐까.
아무튼 다시 술을 깨고, 저녁겸 야식 삼아 삶은 달걀 두 개에 당근주스 한 팩을 마시고 매일 듣는 팟캐스트를 켜고 책을 읽다보니 또 잠이 솔솔 오길래 열한 시쯤 불을 끄고 잠이 들었다.
  그러고 눈을 떴더니 6시 20분인거다.
아 이젠 게으름도 6시 20분 이후로는 피울 수 없는 내가 되었구나...라는 마음에 조금쯤 뿌듯해 하며 눈을 떠서 컴퓨터를 켠 거다.
어제의 일을 회상하며, 이젠 난 알콜로 된 일탈은 쉽게 할 수 없는 몸뚱아리구나 라고 생각하고 오늘의 글을 적어본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책 잘 쓰는 법’인데, 어떻게든 글을 쓰기 시작하라고 그 책의 중반 챕터에 나온다.
맞다. 요즘 보통 사람들이 책을 많이 내고 있는데, 나도 책을 쓰고 싶다고 이 블로그를 시작할 때부터 읊어오던 게 있어서, 어떻든 글을 다시 길게 한편씩 써보려고 한다.
사람이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고 두부라도 썰어야지 라는 마음이 항상 있어서, 이게 무가 되든 두부가 되든, 두부를 썰어 버리든 그저 블로그로 끝이 나든,
한번쯤 또 길게 써보기로 한다. 지금 8월 11일이니 딱 100일동안 그게 무엇이 되었든 일기가 되든 에세이가 되든 경제에 대한 내 의견이 되든 써 보기로 하자.

자 아침에 눈 뜨자마자 쓰는 분량을 채웠으니, 마시던 커피 계속 마시고 어제 읽던 책을 좀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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